환자 "바닥에 떨어진 주삿바늘 닦아 사용"

 환자 "바닥에 떨어진 주삿바늘 닦아 사용"
 A병원 측, 주사기로 인한 감염 아니다

 
 "3년 전 수술을 받기 위해 이곳 병원에 오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이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제 인생이 엉망진창이 돼 버렸습니다. 보상은 차후의 문제고 병원 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2016년 1월 연골이 닳아 김해 A병원에서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김춘자(가명·66) 할머니의 푸념이다. 할머니는 A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을 하는 과정에서 심장에 이상이 생겨 심장수술을 4회 받았고 그 휴유증으로 현재 수술받은 오른쪽 팔을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상태가 병원 측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는 김 할머니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병원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지난해 의료소송을 시작했다.
 
 김 할머니는 창원에 있는 한 변호사와 연결돼 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병원의 잘못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환자 측이 밝혀내야 하는 국내법의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김 할머니에 따르면 3년 전 오른쪽 어깨 연골이 닳아 김해 A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회복과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병원 측의 실수로 심장에 나쁜 병균이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병원은 심장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옮겨져 4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다. 급히 심장 수술을 받는 바람에 수술을 한 오른쪽 어깨에 대한 재활 시기를 놓쳤고, 회복도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 오른쪽 팔 사용이 부자연스럽다. 어깨 수술을 받기 전에는 식당업과 운전 등으로 생계를 이었지만 오른쪽 팔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김 할머니가 주장하는 병원 측의 실수는 A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던 중에 몸살이 나 영양제를 주사하는 과정에서 발생됐다. 고령 등의 이유로 혈관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김 할머니의 팔뚝에는 혈관 접속용 기구(루어록 캡)가 꽂혀 있었고 이 기구를 이용, 영양제 또는 치료제를 투여했다. 영양제를 투여하러 온 간호사가 실수로 혈관 접속용 기구와 링거를 연결하는 바늘을 병실 바닥에 떨어뜨렸고, 간호사는 떨어진 바늘을 집어 주위에 있던 티슈를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 할머니 팔뚝에 꽂혀 있는 루어록 캡에 연결했다는 것이다. 김 할머니는 당시 병실을 지키던 자신의 손자가 바닥에 떨어진 바늘을 알코올 솜으로 세척 후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무시한 채 티슈로 닦고 그대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김 할머니는 고열이 발생해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 할머니는 "간호사가 바닥에 떨어진 주삿바늘을 티슈로 닦고 사용한 이후부터 고열이 발생했고 심장에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느낌을 받았다"며 "응급실로 옮겨져 응급 처치를 받았다"고 기억했다.
 
 할머니는 당시 심장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던 A병원에서 양산 부산대 병원으로 이송됐고 부산대 병원에서 심장 수술과 어깨 수술을 차례로 받았다.
 
 시간이 흘러 김 할머니는 감염됐던 심장은 회복했지만 회복과 재활시기를 놓친 오른쪽 어깨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태다.

 김 할머니는 "어깨가 아파 A병원을 찾았고, A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내 탓도 절반이 넘는다고 생각해 소송을 하지 않으려 했다"면서도 "하지만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오리발만 내미는 병원 측이 괘씸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병원 관계자는 "김춘자 환자와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김 할머니는 오래전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 치료 중인 환자다. 환자 측은 주사기로 인한 감염을 주장하지만 떨어진 주사기로 주사한 사실이 없고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로 감염됐다는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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