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 가야스토리텔링협회장

박경용 가야스토리텔링 협회장

 가야 중엽 어느 해 가뭄이 심하여 백성들이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한의 군현인 낙랑, 대방을 통해 중국과 교역을 해오다 고구려가 미천왕 14년에 낙랑 대방을 병합하여 중국과의 통로가 막히어 나라의 경제도 매우 어려워졌다. 그 가운데서도 화정에 사는 박동지는 부자였고 동네 사람들도 대개 여유가 많은 편이었다. 배고픈 사람들이 인심이 후한 화정마을로 구걸하러 왔다. 박동지는 자신의 곳간을 열어 도와주며 동민들에게도 함께 돕자고 설득하였다.
평소 존경하는 박동지의 말에 다들 기꺼이 함께 도왔다.

 아랫동네에는 김동지가 살았는데 여유가 많았지만 인색하여 남을 도와주지 않았다. 박동지는 가진 것이 거의 떨어지게 되었다.
박동지는 김동지에게 가서 도와달라고 했다.
“잘난 척하며 마구 퍼주더니 이제 나에게 도와달라고요? 나는 줄 수 없소.”
김동지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러다 겨울도 지나고 봄이 와서 먹거리가 조금 해결되어 갔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이곳 마을 사람들의 농사일을 도와주어 다시 여유있는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 이후 사람들이 겨울에 감기가 걸려 기침을 하면 김동지 집을 향하여 기침을 하였다. 김동지 가족들은 차츰 병이 들어 앓아눕기 시작하여 가세가 점점 기울어져 갔다. 박동지는 사람들에게 김동지를 저주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말렸다. 박동지의 따뜻한 배려의 마음을 전해들은 김동지는 크게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
“흑흑 내가 너무 욕심을 내었소. 부끄럽소.”
김동지도 이웃의 어려움을 도왔다.
나라에서는 박동지와 김종지를 불러 크게 칭찬하고 동네에다 큰 정자를 지어주고 꽃도 심어주었다.

 그 이후 하늘의 도움인지 마을 근처 화비산에는 해마다 온갖 꽃들이 엄청나게 많이 피고 많은 열매가 열리었다. 기이한 것은 이 산에는 흰 꿩이 서식하기 시작하고 국가 간의 예물교환으로 이곳 흰 꿩을 선사하기도 하였는데 신라에 화친의 뜻으로 꼬리 5척의 흰 꿩을 선물한 것도 화비산의 꿩이었다. 그리고 보름날에는 선녀들이 화비산 산등성에 위에서 춤을 추며 합창하는 광경이 간간이 보였다.

‘그대들 베푸는 맘’
‘지극히 아름답소’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함이’
‘천상에 앉아계신’
‘상제님 기쁘하사’
‘특별한 은총으로’
‘큰복을 주시리라’

 특히 화정 정자에서 보는 게 가장 아름답고 잘 들리었으며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깊은 감명르 받았다. 오늘날에도 화비산과 부근에는 산초가 엄청 많고 어름나무 열매, 영지버섯이 많이 나오고 있어 화비산의 이름값을 하고 있다.

 또 수년 전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 많은 가야 유물이 땅속에서 발굴되었다. 이를 토대로 복천박물관에서 연구보고서를 내었는데 삼한시대의 숯가마 6~8세기 분묘와 다양한 유물에 관한 연구내용은 화정부락의 깊은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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