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정원 아동문학가/ 김해여성복지회 부관장

변정원 아동문학가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혼자 일어나 어미젖을 찾아 문다. 알에서 깨어난 거북이도 바다를 향해 돌진하여 물에 닿는 즉시 수영을 한다. 이렇듯 동물들은 학습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걷는 것도 가르쳐야 걸을 수 있다. 그것도 일 년이 지나서야 혼자 걷게 되며, 말하는 것조차도 가르쳐주지 않으면 말을 못하게 된다. '엄마' 라는 단어도 삼 천 번의 학습을 통해 아기의 입에서 엄마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글자도 가르치지 않으면 글을 읽지 못하게 된다.

 지금도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가. 배움의 기회를 놓쳐 글자를 읽을 수 없으니, 폰을 가지고 있어도 문자를 터치할 수 없다. 꼬깃한 종이를 펼쳐 보이며 '우리 아들 전화번호인데 여기로 문자 좀 보내다우' 하고 부탁을 하는 어르신들을 보노라면 인간은 소소한 작은 것이라도 배우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 좋은 것은 저절로 학습이 되는데, 좋은 것은 저절로 되지 않는 게 정말이지 신기하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어와 있다. 국회 소회의실에서도 '4차 산업혁명 미래직업 창직사례' '4차 산업혁명시대 성공전략 워크샵' 등의 주제로 연수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이나 외부통신에서 말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당연 무언가를 학습하지 않으면,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이기에 상대적으로 그 속도만큼 뒤쳐지게 될 것이다. 정부도 대통령령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공포했다.

 인공지능, 소셜 미디어, 가상화폐, 빅데이터 등의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혁명위원회가 대통령 소속기관으로 두고 있다. 한 달 전 필자는 50인치 TV를 35만 원에 구입했다. 저렴한 가격에 놀라워했지만, 그 이유는 아마도 사물 인터넷(사물끼리 연결되어 새로운 서비스제공)이 없다는 것과 인공지능이 탑재되지 않아서 일 것이다. 이제는 사물끼리 대화를 하고 보이지 않는 돈으로 결재되는 시대를 적응하고 받아들여야한다. 가만히 있어도 적응은 되겠지만, 변화는 귀찮고 두렵기에 일단은 옛것을 지향하면서 새 물결을 부정하게 된다.
 
 필자는 한 달 전부터 스마트폰 강좌에 등록해서 공부하고 있다. 휴대전화기와 스마트폰은 다르다. 휴대전화기는 전화 걸고 받고, 문자하는 것으로 기능이 다일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기본이다. 2019년 바르셀로나 4차 산업혁명 기술경연 세계최대의 모바일 기술 기기 전시회가 열렸는데 전시회의 가장 큰 관심은 스마트폰 이었다. 각 전자회사마다 치열한 경쟁이, 상상을 뛰어넘는 기능과 기술을 소개되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통신이 연결된 것이라고는 알고 있으면서도 그 광범위한 기능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재빠르게 익혀서 편리함을 누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하면서도 무관심했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는 현금사용이 줄거나 없어지고 폰에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계산을 한다고 한다. 카드사용도 줄어든다. 이제는 학습하지 않고서야 시대 문맹이 될까 두려워 매주 토요일 오전이면 합성 초등학교 앞 드림센터에서 교육을 받는다. 첫날 수업도 인상적이었다. 집에서 밖으로 나올 때 모든 전기는 끄고 나오게 되는데, 유일하게 냉장고는 전기를 돌아가게 놔둔다. 그 냉장고가 외부에 있는 집주인의 스마트폰의 지령을 받아 소셜미디어 즉 사물끼리 정보를 받아서 보일러를 켜든지, 밥솥의 스위치를 작동하던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기능을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감탄을 자아냈다.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고, 정보검색, 카톡, 카스토리, 페이스북등 이정도만으로 스마트폰을 잘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학습을 통해 동영상편집, 한자필기인식, 똑똑 계산기, 리멤버 등 무수한 새로운 정보들이 편리함을 주고 또 다른 세상을 펼친다.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고 기계의 주인이 되려면 학습이 답이다.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맞이하면서 준비하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