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해 시인

단비가 뽀글뽀글 샴푸질하니

맥 잃어 가는 바람의 등으로

달보드레한 봄이 미끄럼을 탄다


춘풍이 햇눈썹을 간조롱이며

홍실을 수놓으매 신열로 지져서는

차오른 진홍물 모아

겹겹잎 이마짝 볼 단장에 바지런타


침묵에 절였던 강인함으로

앙가슴을 내민 뜨락에

봉실봉실 수줍은 홍매의 얼굴은

열꽃을 피우니

빛 한줄기 툭 떨어진 꽃잎도

그만 쨍 하고 눈을 떴다


천년 홍등 불을 켜라

 

박선해 시인

 

 

 

 


현대시선 문학사 시와 시조 등단
창작동네 문학상 수상· 대상 수상
하운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수상
현대시선 문학사 작가협회 부회장
한국 문인협회 회원
김해 문인협회 회원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