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논란, 발목 잡은 듯

인제대학교 김성수 총장이 취임 2달만에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 9일 인제대 본관 앞에서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교수평의회, 일방 임명 안돼
 최용선 교학부총장 직무대행

 
 속보= 논문 표절과 연구비 부당 수령 등으로 교수들로부터 사퇴를 압박 받아온 김성수(60) 인제대학교 총장(본보 12월 12일자 1면 보도 등)이 공식 취임 2달 만에 결국 사퇴했다.

 총장 선출에 따른 내홍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 5일 선출됐던 김 총장은 선출 87일, 공식 취임 58일 만에 총장직에서 자진 물러났다.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인제대는 12일 "지난 11일 오후 김성수 총장이 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법인은 인제대 총장직에서 면직 처리했다"며 "신임 총장 임용 때까지 최용선 교학부총장을 총장직무대행으로 발령하고 대학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매주 화요일 오전 열리는 주요 보직자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최 부총장이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 사직 및 직무대행 발령 사실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공문으로 교내에 회람됐다.

 김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 등를 벌여온 인제대 교수평의회 고영남 의장은 "늦었지만 학교를 위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민주적 안이 마련돼야 하며 학교 법인에 의한 일방적 임명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내 일각에선 김 총장이 사퇴하지 않고 갈등이 장기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김 종창이 조기 사퇴하면서 향후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교수들은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사태를 키운 이사회와 학교에 대한 비판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수평의회 측은 총장 선출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이게 대학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복제 수준의 논문 표절로 연구비를 부당 수령한 김 교수는 총장직을 자진해서 사퇴하는 양심적 결정을 하라"고 촉구했으며 최근 1인 시위를 학교 본관 앞에서 이어가는 등 김 총장 표절 논문 및 연구비 부당 수령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질 당시 김 총장은 논물 표절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2007년 2월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 작성했고,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논문은 총장추천위(총추위)에 자진 제출, 검증을 통과했다고 반박하며 교수평의회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후 교수평의회와 일부 교수는 1998년 이후 김 총장이 발표한 논문 12편 가운데 9∼10편이 연구윤리를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새롭게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김 총장을 둘러싼 의혹은 사그라들기는커녕 계속 증폭됐으며, 올 초부터 교수평의회에 비판적이었던 교수들까지 김 총장의 사퇴 압박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학내 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언론 등 외부의 여론도 나빠지자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던 학교 법인도 김 총장을 파면하거나 면직 처리하기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5월부터 총장 인선에 나섰던 인제대 학교법인은 총장추천위원회 등을 거쳐 진통 끝에 같은 해 12월 김 총장을 선출했고 올 1월부터 시작된 김 총장의 임기는 4년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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