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번째 도서 /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

 

에디톨러지: 창조는 편집이다

 스물여덟번째 도서 /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372p / 2만 5천 원
 
 

이지아 사서

추천 / 이지아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2014년 초판 이후 4년 만에 개정판이다. 저자인 김정운 교수는 자타 공인 문화심리학자에 나름 화가다. 그가 주장하는 또 다른 직함이 있으니, 세계 최초 편집학(editology) 창시자다. 이 책 '에디톨로지'는 편집학을 본격 논의한 그의 대표작이며, 기존에 있는 것들을 편집하는 행위 역시도 창조라는 그의 참신한 관점을 녹여낸 정수이다. 무한한 선택지를 가진 현대인들에게 타인 혹은 전문가의 취향을 큐레이션하여 소개하는 직업이 뜨는 현상을 보면 편집이 곧 창조라는 그의 주장은 시기적절한 사실에 가깝다.
 지적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술술 읽을 수 있는 난이도의 책이며, 저자의 재밌는 말씨와 개성이 그대로 글로 변하여 독자들을 이끈다. 특별 부록으로 저자가 주로 편집하고 창조하는 공간인 개인 서재를 공개하고 저자의 편집 노하우도 소개하고 있다. 김정운 저서 누적 100만부 돌파 기념 하드커버 스페셜 에디션으로 펴낸 개정판이다.

 △'에지톨로지'라는 단어가 처음부터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말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이 아닌 다음에야 어찌 완벽한 창조가 있겠는가. 창조란 '그 무엇'을 모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거기에 자신의 감성과 이성, 내면에 축적되어 있는 지식과 정보가 보태어져야 '나만의 창조'를 할 수 있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는 내내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학창시절이 끝나고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뭔가 새로운 것 없어? 창의력을 좀 발휘해보라구!”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저 성적 위주 경쟁만 시켜놓은 뒤 시도 때도 없이 창의력 타령만 해대니 난감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남과는 다른 나만의 것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인간이다. 남들과 똑같다는 것은 개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걸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만의 새로움을 창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김정운의 '에디톨로지'가 도움을 준다. 김정운은 “창조란 유에서 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며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데서 탄생한다”고 주장한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힘들다. 그러니 자신만의 관점으로 편집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에디톨로지의 핵심이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부터 찾기 마련이다. 정보는 동일하고, 다 읽을 수 없을 만큼 넘쳐난다. 하지만, 그 정보를 보면서 떠오른 자신의 주장과 이론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는 확연히 달라진다. 자신이 아는 지식과 정보를 편집하는 능력 때문이다. 어떤 이는 표절을 하겠지만, 어떤 이는 텍스트와 다른 새로운 글을 쓰는 것이다.


 이 책은 '낯설게 보기'를 권한다. 독창적인 관점을 갖는 법, 암기형 공부가 아닌 주체적 공부로 나만의 이론과 철학을 만들어내는 법을 설명한다. 이런 방식은 실제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같은 책이지만, 읽고 난 뒤의 감동과 파장은 사람마다 다르게 편집될 것이다.


 박현주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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