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암 법해스님

지장암 법해스님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는 광대무변하고 수많은 유정 무정의 생명체가 공존 공생하며 살아가면서 차원세계가 펼쳐집니다.
 
 인간은 내 마음 그릇의 크기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 이뤄졌고, 마음 아닌 것이 없고 볼래야 볼 수 없고 찾으려 하면 더욱 더 멀어지는 것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 마음입니다.
 
 우리 앞에 펼쳐지는 세상 모두가 마음에서 비롯되고 늘 마음을 쓰고 살지만 마음을 좁게쓰면 바늘구멍 하나도 통과하지 못하고 넓게 쓰면 하늘도 덮을 수 있는 것이 이 마음인데 그렇다면 이 마음의 도리가 무엇인가!

 마음의 도리를 안다는 것은 즉, 나를 아는 것이고 내가 있기에 상대가 있고 모든 대상이 존재하는 것이기에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자각하여 알게 된다면 그것이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견성이고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20대부터 심각한 폐질환이 발병하여 폐기능이 정상인의 1/4밖에 안돼 하루하루 시한부의 삶을 살면서 수시로 숨이 목까지 조여 올 때면 육체는 물론이고 영혼까지도 무너져 내릴 정도로 두려움과 고통의 삶을 살았습니다.
 
 모든 것은 업보의 인연따라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고 오직 부처님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맡기고 현실을 회피하기보다 순응하며 긴 세월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저의 관심사는 오로지 누구나 가지고 쓰고 있는 이 마음,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것 이외는 일상 생활에서의 보고 듣고 말하는 것에 무던해지려고 애를 쓰면서 늘 공부를 한다고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한계가 있어 여의치 않음을 알고 모든 걸 버리고 지리산속 고행을 결심했고 목숨을 건 일생 일대사의 지리산 바위굴속에서의 수행은 여름엔 무리없이 지나지만 추운 겨울이 되면 음의 기운이 왕성해져 폐기능이 너무나 안좋은 제가 적응해 간다는 것이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몸둥아리 애착이 있어서는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절대 절명의 나날이었읍니다.

 사람은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90%는 안해도 될 생각을 한다는 것인데 그 불필요한 생각으로 인해 온갖 부작용을 동반하고 몸과 마음의 병 또한 그로인해 대부분 생겨나는 것을 볼 때, 평소에 생각을 줄여 좀더 단순해질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의 건강은 물론이고 삶 또한 행복해 질 것입니다.

 저는 긴 세월동안 늘 수행을 해왔다고 자부하지만 사실은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복식호흡을 통해 몸의 건강을 도모하고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들을 철저히 알아차리고 다스려서 불필요한 망상에 끄달리지 않고 생각나기 이전의 자리 나의 본마음을 알고자 하는 것이 제 공부의 목적입니다.

 보통 가만히 앉자서 하는 복식호흡도 효과가 크지만 저는 매일매일 지리산 등산을 통해 복식호흡에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허약했던 폐기능이 강화되고 마음가짐 또한 깊어져 번뇌 망상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