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 정다운 칠암도서관 사서


 스물여섯번째 도서 / 나의 엄마
 강경수 지음 / 그림책공작소 / 48p / 1만 2천 원

 

 추천 / 정다운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우리는 살면서 '엄마'라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한다. '엄마'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복잡하고 다양하듯이 우리는 세월을 거쳐 다양한 의미로 '엄마'를 부른다. 이 그림책은 태어나고 자라서 다시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될 때까지 다른 감정과 의미로 불리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나오는 단어는 '엄마'라는 두 글자가 전부라 술술 읽혀서 무심코 책장을 넘겼다가는 이 그림책의 묘미를 놓칠 수도 있다. 천천히 엄마라는 단어의 활자가 주는 느낌, 그림, 독자의 경험을 아울렀을 때 이 그림책은 빛을 발한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나의 엄마'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찾아보길 바란다. 작가의 또 다른 책 '나의 아버지'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 '엄마'라는 단어만으로 책이 될 수 있구나, 그리고 '엄마'니까 그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림이 있어서 그렇다. 그림으로 상황을 보여주고, 그 옆에는 '엄마'라는 단어만 있다. 단 하나의 단어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태어나서 무언가를 발음하며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맘마" 혹은 "엄마"는 아니었을까. 아기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보호하는 대상을 먼저 찾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라서도 우리는 엄마를 숱하게 찾는다. 배가 고플 때, 외로울 때, 행복할 때, 즐거울 때, 아플 때, 심심할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무서울 때, 신날 때, 화가 날 때, 힘들고 서러울 때….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엄마를 부른다. 뭔가에 놀라서 비명을 지를 때 "엄마야~"하고 놀라지 않는 사람을 보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그림책을 보면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엄마 품을 향해 뒤뚱뒤뚱 걸어가는 그림 옆에 '엄마'라는 단어가 있다. 아이는 자란다. 엄마라는 단어에는 더 많은 의미가 생긴다. 무서운 꿈을 꾸다가 잠을 깬 소녀는 '엄마'를 찾는다. 식탁에 앉아 밥을 더 달라고 할 때도 '엄마'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는 자신의 일기장을 본 엄마에게 화가 나서 '엄마!'하고 외친다. 소녀는 더 자라 어른이 되고 결혼식장에서 눈물에 젖어 '엄마'를 부르고, 엄마가 세상을 떠날 때 슬픈 목소리로 흐느끼며 '엄마'를 부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신도 엄마가 되어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엉금엄금 기어와서 귀여운 얼굴로 말한다. '엄마'라고.
 단 하나의 단어로 사람을 웃음 짓게 하거나 눈물 흘리게 할 수 있는 단어가 '엄마'말고 또 있을까.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즐겁게 보겠지만, 어른들이 보면 어느 페이지인가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질지도 모른다.
 정다운 사서는 강경수 작가의 또 다른 책 '나의 아버지'도 함께 권했다. '나의 아버지'는 '나의 엄마'와 같은 날 세상에 나온 책이다. 못하는 것이 없는 아빠, 나의 영웅이었던 아빠가 있다. 마치 쌍둥이 같은 두 권의 책을 함께 보면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진다. 마음이 한없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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