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신 대표이사 선임 의심도

 
 

김해문화재단이 단행한 직제 개편으로 관리주체가 3곳이나 돼 '한지붕 3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김해서부문화센터.

 김해문화재단이 단행한 직제 개편에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문화예술본부가 비현실적으로 몸집이 커졌고, 떨어져 있는 시설들을 책상에 앉아 관리 해야 해 관리가 어렵다는 게 이유다.

 재단은 재단 내 전문가들이 소속 시설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직제를 개편했다고 하지만 재단 직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또 새롭게 만들어진 문화재단 대표이사직에 공무원 출신을 앉히려는 포석 아닌가 하는 의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해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업무 효율성과 재정 건정성 강화를 위해 기관들을 통합 운영하기 위해 직제를 개편했다.

 우선 기존 상임이사 체제를 대표이사 체제로 바꿨고 1처 2사 1관 17팀 1국장이던 체제를 3본부 1관 20팀으로 재편했다. 기존에는 상임이사(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장 당연직)와 사무처장, 문화의전당 사장, 가야 테마파크 사장, 클레이아크미술관장이었지만 대표이사와 경영기획본부장, 문화예술본부장, 관광사업본부장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사무처는 경영기획본부로 가야테마파크는 관광사업본부로 이름만 변경된 수준이지만 전당과 클레이아크 미술관 그리고 지난해 문을 연 서부문화센터가 통합돼 새롭게 태어난 문화예술본부는 몸집이 너무 커졌고 한 곳에서 떨어져 있는 시설 여러개를 관리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문화예술본부는 전당내 다목적 공연장인 마루홀(1천464석)과 극장식 누리홀(540석), 야외공연장인 애두름마당(500여 명 수용), 영상미디어센터, 아람배움터 관리는 물론, 클레이아크미술관과 서부문화센터의 공연시설인 하늬홀(691석), 한옥체험관까지 관리하게 됐다. 여기에 문화의전당 스포츠센터(빙상장·수영장·골프연습장)와 서부문화센터에 있는 스포츠센터(수영장·헬스장) 운영과 한옥체험관 관리·운영까지 도맡게 됐다. 터무니없이 비대해진 문화예술본부의 직제를 보면 '전문가가 전문성을 살려 시민의 눈높이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시 관계자의 말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대표이사직에 퇴직을 앞둔 시 문화관광사업소장 K씨를 앉힌 것에도 말이 많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K씨가 오는 6월 공모할 수도 있는 대표이사직에 내정됐다는 말도 떠돈다. 김해시 관계자는 '절대 그런 일은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공무원 출신 2명을 문화의전당 사장에 임명했던 전례가 있기에 의심의 눈초리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직제 개편에 앞서 시행한 조직진단에서 기존 직원들이 직제 개편안을 제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진단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당시 개선 방안이 나왔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채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또 있다. 문화의전당과 서부문화센터의 공연장들과 스포츠 시설 관리·운영은 문화예술본부가 하고 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과 서부문화센터 '스페이스 가율'은 전시공간으로 분류돼 클레이아크미술관장이 관리하도록 했다. 
 서부문화센터는 공연시설인 하늬홀과 체육시설은 문화예술본부에서, 전시시설인 스페이스 가율과 관련된 사안은 클레이아크미술관장이 관리한다. 재단의 직제와 상관이 없긴 하지만 센터 내 율하도서관은 차미옥 장유도서관장이 겸임을 하고 있기에 '한지붕 3가족'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효율적인 재단 관리를 위해 용역을 줬고 직제를 개편했다"며 "6개월 동안 개편된 직제로 운영을 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이사 내정과 관련해서는 "현재로는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할 계획은 없다"며 "상임이사인 시 문화관광사업소장이 개편된 직제에 따라 대표이사직에 오른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새롭게 직제가 개편되면서 발생하는 사소한 불만일뿐"이라고 일축하면서 "일이 쏠리는 일부 부서 직원들이 불평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개편된 조직 구조가 몸에 익게되면 불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해문화재단은 김해문화의전당, 김해시민스포츠센터, 김해서부문화센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김해한옥체험관, 김해시민의종, 김해가야테마파크, 김해낙동강레일파크, 김해천문대 등을 관리하고 있다.

 허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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