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번째 도서 / 생각정리스킬


 복주환 지음 / 천그루숲 / 280p / 1만 4천 원

유혜민 사서

추천 / 유혜민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누군가 내 뒤죽박죽한 머릿속을 들여다본다면…. 상상 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빈틈없이 어지러진 방을 들킨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부끄러울 것이다. 정리에 소질이 없는 나는 생각정리에도 소질이 없는 걸까? 복잡한 머릿속을 깔끔하게 정리해줄 구원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명쾌하게 말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단 몇 페이지라도 읽어보시길 권한다.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에 절로 아! 하는 탄성을 지를지도….

 

 △‘생각정리스킬’이라니!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통제하기도 쉬운 일이 아닌데, 정리할 수 있는 스킬이 있다고? 책 제목을 보면서 그런 생각부터 먼저 떠올랐다. 무엇을 생각하고 싶다고 해서 그것만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두서도 맥락도 없이 마음속에서 끝없이 떠오르는 게 생각이 아닌가.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할 때, 의견을 내고 싶을 때, 그 앞에는 생각이 있다. 눈 한번 감았다 뜨는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드는지 모른다. 그걸 의식해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세상의 그 어떤 생명체보다 복잡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바둑과 관련한 말 중에 ‘장고 끝에 악수 난다’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생각에 너무 깊이 사로잡히다 보면 전체 국면의 흐름을 망각하기 쉽고,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무의식상태에 빠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바둑의 실전에서 오래 생각한 끝에 악수를 두는 예가 많아 이런 말이 생겼다. 지나치게 생각하다가 판단과 행동의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바둑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늘 일어나는 일이다.
회의나 토론을 할 때 “네 생각을 말해봐!”라는 지적을 받을 때가 있다. 생각한 건 많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보는 사람도 답답하지만, 사실 본인이 더 답답하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인데, 내가 정리를 못해서, 내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상황. 이처럼 답답한 일이 또 있겠는가. ‘버선목이라 뒤집어 보이지도 못하고’,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것이 사람의 마음이며 생각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명쾌하게 생각하고 정리하고 말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특정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직장인들의 경우는 이 능력이 기획부터 회의 진행, 업무보고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준비 등 거의 모든 활동과 연관이 있다. 공부하는 방식이나 시험공부를 계획하는 결정을 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그들뿐일까.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저자는 EBS 교육방송 진행자를 시작으로, 검사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생각정리와 말하기’라는 주제로 여러 방송매체와 기업, 대학에서 연 250회 이상 강의와 컨설팅을 하고 있다. ‘생각정리스킬’는 출간되자마자 자기계발·실용분야 베스트셀러가 됐다. 대만과 태국에도 번역 출간되면서 화제가 된 책이다. 뒤죽박죽 헝클어진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도움을 받아보자. 잘 생각하고, 잘 정리하고, 잘 판단하고, 행동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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