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부의장 노숙 농성

 

국토부의 일방적인 김해신공항 건설에 반발하며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정화 김해시의회 부의장이 지난 19일 밤 간이침대에 앉아 김해신공항과 관련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비대위와 행동 함께 할 것"

 

 "몸이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마음이 불편한 건 참기 힘듭니다."

 국토부의 일방적인 김해 신공항 건설에 반발하며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정화 김해시의회 부의장은 "김해시민의 동의 없이,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김해신공항을 확장하려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17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9일 밤 김해시의회 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 부의장은 조금 상기된 모습이었다. 구석에 놓인 간이침대 하나, 목발, 이동식 온열기,  이 부의장이 이곳에서 실시하고 있는 노숙을 돕는 도구들이다. 이 부의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노숙 농성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장유에 있는 자신의 집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했다. 식사는 시청 구내식당과 시청 인근 식당에서 해결하고 양치질, 세면, 세족 등은 의회 청사 내 화장실을 이용한다.

 "오늘(19일) 국토부 관계자들이 김해 공항 확장 현장을 방문한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김해신공항을 반대해 농성을 하는 지역 기초의원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국토부 관계자들도 김해시의회에 비상대책위원회가 있다는 걸 알 거다.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이 부의장의 지역구는 장유 2동과 3동이다. 국토부의 계획대로 서쪽 V형 활주로가 추가로 만들어져도 소음피해지역에서 그의 지역구는 조금 떨어져 있다.

 "지역구인 장유2·3동이 김해신공항 건설 이후 소음 피해지역이 아니다는 말에 공감할 수 없다. 국토부의 계획대로라면 장유2·3동이 소음 피해지역에서 벗어나지만 남풍이 불거나, 안개가 있는 날이면 이·착륙 비행기들이 신어산과 돗대산, 임호산 등을 피해 남쪽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유2·3동도 소음 피해지역에 포함된다. 그리고 내 지역구의 피해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김해시민이 피해를 입는 일에 시의원이 나서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최근 이 부의장은 축구를 하다, 발목을 삐어 목발에 의존해야 한다. 발목을 다친 탓인지 몸무게도 평소보다 조금 늘었다.
 
 "발목을 삐고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힘내라고 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가족들도 응원하고 있다. 힘들지만 일하는 모습을 이들에게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언제까지 노숙 농성을 이어갈 거냐고 물었다.
 
 그는 "노숙 농성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국토부의 용역 결과가 나와야 한다. 범시민 연대와 비상대책위와 행동을 함께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민에게 소음 피해를 주고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김해신공항 건설은 절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밤 10시가 조금 지나자 이 부의장의 농성장에 손님 3명이 찾아왔다. 같은 지역구 최동석 의원과 김해시 관계자, (주)참빛 김용술 회장이다. 이 부의장은 이들과 김해의 현안과 관련 토론을 벌이다, 간이침대에 피곤한 몸을 뉘었다.
 
 허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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