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권 전 도의원

김국권 전 도의원

  '아무 말 대잔치'란 당황스러운 상황이 닥치거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 말이나 막 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신조어이다.

 이제 2018년도 끝나가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이즈음에 그냥 지난 일들을 털어 버리듯 아무 말이나 하고 지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두서도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열할 마음으로 글을 적는다. 아무 말이나 하는 중이니 그냥 편히 읽기를 바라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꿈꾸는 직업이 공무원이란 뉴스를 많이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 중 아마도 소득 불균형의 세계최강의 국가에서 그마나 공무원이 된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품위가 유지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을 준비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그런 이유로 공무원이 된 사람이 왜 자기가 공무원이 되려고 했는지 잊고 자신이 당하고 싶지 않았던 갑질을 약한 다른 사람들에게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돌고 돌면서 우리 사회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는 거니 공무원을 꿈꾸고 준비하는 젊은이에게 부탁한다. 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기를.

 이왕 시작된 '아무 말 잔치'에 다시 한 숟가락을 얻는다면 영화이야기다. 머리색이 흰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다는 약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요즘 나의 머리색이 온통이 백발이니 그 하나의 이유로 보게 되었던 영화 '소공녀(전고운 감독/ 이솜, 안재홍 출연)' 주인공인 '미소'는 한 잔과 한 모금이 살아가는 이유였고 집이 없어 불편해 보이는 그녀가 한 말이 "난 갈 데가 없는 게 아니라 여행 중인거야."였다. 약을 포기하고 백발이 되는 그녀가 2천원이 올라버린 담배를 끊지 않는다는 것에 나는 안도한다. 얼마나 분개했던가! 2천원이나 인상을 하다니! 뭐 정권이 바뀌어도 다시 인하하지도 않더라. 사실 탄핵의 시발(始發)인데 말이다.

 그렇게 젊은 청춘들이 무너지는 현시대를 공정하지 않은 경쟁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과학, 기술, 산업 그리고 부의 축척까지 숨이 멎은 정도의 약진을 서로 자랑하기 바쁜 이 시대에 대중의 빈곤과 폭력적인 불평등은 사회악과들과 쌍벽을 이룬다고 '넬슨 만델라'가 이야기 했다. 정부규제가 완화되고 시장이 자유로워질 때 부유층의 소득은 늘고 빈곤층의 소득이 줄어드는 빈익빈 부익부가 발생한다는 것.

 아무 말 대잔치를 펼치기에는 현재의 우리나라 저출산은 정말 심각하다. 많은 이유들 중에 가장 큰 것은 당사자들이 불공정을 어떤 형태이건 느끼기 때문이지 않을까한다. 내가 낳은 자식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며 공정하지 않은 경쟁의 일원으로 보내야 한다는 그 불편함.

 그래서 내 딸들아. 너희들도 살면서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사는 것은 알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란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단다. 어떤 때는 부자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진다. 그런데 어떤 때는 부자가 더 부유해지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그대로 가난한 채로 있단다. 그런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출발 선상이 다른 불공정함이 주는 자괴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품위유지라도 하고 살았음 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는 공정한 2019년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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