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옥분 시인

라옥분 시인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엎치락뒤치락 굴러다니다가
 모인 자리에 찾아든 갈바람

 울긋불긋 가지 끝에 매달려
 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휘돌아 지나는 바람은
 말이 없다
 고즈넉이 서 있는 바위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앞 다투며 피어난 구절초
 언제나 웃음을 머금고
 늘 푸른 사철나무
 단풍잎의 유혹에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

 외로움을 달래려 했을까?
 온누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가슴을 쓸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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