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옥분 시인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고
엎치락뒤치락 굴러다니다가
모인 자리에 찾아든 갈바람
울긋불긋 가지 끝에 매달려
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휘돌아 지나는 바람은
말이 없다
고즈넉이 서 있는 바위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앞 다투며 피어난 구절초
언제나 웃음을 머금고
늘 푸른 사철나무
단풍잎의 유혹에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
외로움을 달래려 했을까?
온누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가슴을 쓸어내린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