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의 책꽂이]

말그릇

 

김지현 사서

 열세번째 도서 / 말 그릇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308p / 1만 5천 원
 추천 / 김지현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말이 주는 상처가 가장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저마다 가슴에 비수로 꽂혔던 말과 그 말로 받았을 상처가 떠오를 것이고, 오래전 상처를 곱씹으며 말의 질긴 생명력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말 한마디는, 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고 모든 관계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말'은 그 내용뿐만 아니라 듣고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말 그릇'의 저자 김윤나 작가는 사람은 누구나 말을 담는 그릇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그릇의 크기와 깊이 인데요, 이 책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 그릇의 의미를 알아보고 말 그릇을 더 깊이 있고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평소 쓰는 말은 '감정'과 '습관'에 이끌려 하는 것은 아닐까요? 경청을 '듣기'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평소 말에 대해 고민이 있거나 지금과는 다른 말 습관을 가지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말 그릇'이라는 것이 있구나! 제목을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인품과 도량을 보면서 "그릇이 크다"는 말을 한다. 대체로 그의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말 그릇'도 있었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딱 두 가지 느낌을 받기 마련이다. 말이 잘 통하거나, 그 반대이거나.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말'이고,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정보도 '말'이다. 말만 그럴듯한 사람을 두고 믿을 사람이 못 된다는 판단도 하고, 말 한 마디에 오해가 생기거나 풀리기도 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이 많으면 실수를 한다" 등 말과 관련해 옛날부터 내려오는 가르침도 적지 않다.
이 책의 저자 김윤나 씨는 코칭심리학자이자 기업 전문 강사이다. 심리학에 기반을 둔 자기이해,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에 관한 코칭 및 강의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10여 년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코칭했던 저자는 "말은 다른 형태의 호흡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말 한마디에 그 사람의 감정과 살아온 세월의 공식과 평소의 습관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저자는 말을 잘 하는 기술과 방법을 익히는 것보다 '말 그릇' 자체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처음에는 말을 잘 하는 것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우리는 결국 말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저자는 말 그릇을 키우는 것은 결국 나를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법이라고 조언한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 '적절한 때에 입을 열고 정확한 순간에 침묵할 줄 아는 사람', '말 한마디에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사람'.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가 코칭 현장에서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이 그 첫걸음을 열어준다. 나의 '말 그릇'의 깊이와 넓이를 생각해보는 것이 그 시작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박현주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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