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떠나지 않은 여의와 정구

박경용 가야스토리텔링협회장

  가야는 신라와 국경분쟁으로 전쟁이 벌어졌다. 부순은 가야의 여전사로서 전장으로 나아간다. 정구에 대한 배신감과 슬픔에 젖은 분순은 무수한 갈등에 휘말린다. 분순은 전장에서 과감한 전투로 자신을 잊고 싶어한다. 무리를 하면서도 적진으로 들어가서 죽기살기로 싸운다. 많은 공을 세운다. 하지만 늘 승리만 주어지는 게 아니었다. 주위의 만류에도 기어이 듣지 않고 불리한 계곡의 적진으로 들어가 과감히 싸우다 중과부적으로 장렬한 죽임을 당한다.
 친구의 전사 소식에 여의는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병석에 누운 정구 어머니가 여의를 불러 분순이가 전사했으니 이제 아들과 결혼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한다.
 "얘야 분순이가 죽은 마당에 이제 나의 며느리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하며 사정하였다.
 여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저승에 간 친구 분순이도 이해해 줄 거야.'
 드디어 여의는 정구와의 인연을 맺기로 허락한다. 정구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이제 무역선을 타고 외국에 다녀오면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다짐한다. 그 약혼의 정표로 약혼반지를 서로 주고받았다.
 당시 가야 배들은 가까운 가야 땅인 대마도에 잠시 들렀다가 일본 규슈 지역의 가야분국에 들러 왜인들에게 철을 팔았다. 일본 원주민들은 가야 사람들의 높은 문화 수준과 부유한 경제력을 부러워하는 풍조가 있었다. 부의 상징인 철을 가진 가야 사람들과 결혼하기를 원했다. 정구는 여의와 결혼하면 가야분국이 있는 일본 쪽으로 와서 살고 싶었다. 분순과의 아픈 기억을 잊고 싶은 마음에게 였다.
 "음 결혼하면 여의와 의논하여 반대하지 않으면 이곳에 와서 살아야지."
 정구는 구슬이 박힌 약혼반지를 쓰다듬으며 되뇌였다. 그러나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에 예기치 않은 태풍을 만난 것이다.
 한편 기다리고 있는 여의는 귀항 예정 시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여의는 부엌의 조왕신에게 빌기도 하고 사슴 뼈를 불로 지져 길흉사를 점쳐보기도 하였으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선원 절반은 바다의 제물이 되고 정구는 살아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악전고투 끝에 파도에 밀려 몇몇 선원과 함께 가야 해안으로 간신히 도달했다. 해안에 쓰러져 있는 정구와 선원들을 사람들이 발견하고 연락받은 여의는 급히 말을 타고 달려왔다. 사람들에 의해 정구와 선원들은 구출되어졌다.
 여의는 정구 손가락에 낀 약혼반지를 쓰다듬으며 기쁜의 눈물을 흘렸다.
 "조왕신이여 부처님이시어 감사하옵니다."
 회복되어 그들은 임호산 흥부암과 분산성 해은사에 들러 황세 장군의 명복을 빌어주고 분순의 명복도 빌어주었다. 드디어 여의와 정구는 동네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동네 사람들은 노래와 춤으로 결혼을 축하했다.

 동네 사람 축하 노래

 축하하세 축하하세 결혼을 축하하세
 신랑신부 사랑으로 오손도손 살고지고
 아들딸 잘 낳아서 좋은 가정 이루소서
 신랑은 철기수출
 신부는 편두기술
 나라와 이웃 위해
 더 큰일 이루어서
 남의 아픔 외면 말고 이웃을 배려하는
 모범 가정 이루소서
 신랑은 철기수출
 신부는 편두기술
 나라와 이웃 위해
 더 큰일 이루어서
 남의 아픔 외면 말고 이웃을 배려하는
 모범가정 이루소서
 축하하세 축하하세 결혼을 축하하세
 
 그 이후 정구와 여의는 여의의 뜻과 동민들의 만류로 가야를 떠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푸른 고양이

 가야 이시품왕 때였어요. 황산강(지금 낙동강) 가까운 어느 산기슭에 아름다운 고양이 마을이 있었어요,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얼룩 고양이들이 어울려 평화롭게 살았답니다. 그중에 신기하게 푸른 고양이도 있었는데 고양이 사회에서는 처음 보는 일이었어요.

 푸른고양이가 태어난 후 보모님은 아랫마을 의원으로 데려가 의원에게 보이며 색깔을 고쳐달라고 하였습니다.
 
 "음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일인데 지금의 의술로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푸른 고양이 부모님은 낙담하여 돌아왔습니다. 차츰 자라 푸른 고양이가 젖을 떼고 나서 집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놀려 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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