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

 

이윤재

 

 이윤재 / 박용규 지음 / 
 역사공간 / 188p / 1만 3천 원

 

 

 한글날에 맞추어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미리 소개하지 못해 아쉽지만, 김해 사람들이 모두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한글날만 되면 언론에 예외 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 '한글날이 무색한 외국어간판'을 비판하는 기사들이다. 일년 내내 말이 없다가, 일년에 한번 씩은 등장하는 기사이다. 외국어 간판을 보면서 '도대체 저 간판의 글자는 어느 나라 말일까?', '저건 어떻게 읽는 거지?' 라는 생각은 필자만 했던 것일까. 솔직히 고백하건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랐던 외국어 간판도 있었다. 아예 대놓고 일본어 간판을 내건 일본식 술집 간판은 읽을 수는 있지만, 이래도 되는 건가 슬며시 화도 났다. 우리 민족이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어떻게 지켜왔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더욱 그렇다. 


 한뫼 이윤재(1888~1943) 선생은 김해가 꼭 기억해야 하는 분이다. 한뫼는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지키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은 한글학자이며, 나라를 되찾고자 온 생애를 걸었던 독립운동가였고, 일제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글과 조선의 역사를 가르쳤던 민족 교육자였다. 김해에서는 한뫼를 기리는 한글백일장이 열리고 있고, 김해문화원 옆 나비공원과 김해도서관에 선생의 모습을 담은 조형물도 있다. 몇 년 전에 한뫼의 유해가 국립묘지로 옮겨지고 난 후, 순한글비문이 새겨진 묘비도 김해로 모셔왔다.


 한뫼의 삶을 오롯이 담아낸 책 '이윤재 - 우리말 우리역사 보급의 거목'은 한글학회 연구위원 박용규 박사가 쓴 책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나온 한뫼 전기이다. 김해의 학생들에게 필독서로 지정되면 좋겠다. 이 책은 우리말과 민족정신의 결정체인 우리 역사를 유지하여, 민족과 민족성을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일제와 투쟁한 비타협 민족주의자 한뫼에 대해 다루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우리 말글을 가장 많이 보급한 한글운동가, 수십 편의 사론과 저서를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한 민족주의 역사가로서 그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한뫼의 글은 일제의 탄압으로 삭제되는 경우가 많았고, 책은 발매 금지되었다. 일제에 대한 강렬한 저항을 담은 글을 썼기에 탄압을 받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뫼는 신문과 잡지에 우리말글 연구와 사론을 남기는 활동을 지속했다. 3·1운동에 참여하고 흥사단과 수양동우회 활동을 했고, 우리말글을 연구하고 조선말큰사전을 편찬하고자 조선어연구회와 조선어학회에 핵심인물로 활동하였다.


 박용규 박사는 또 다른 책 '조선어학회 33인(역사공간 펴냄)'을 펴낼 때 33인 중에서 한뫼를 첫 번째로 기술했다. 한뫼 선생의 활동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게 한다. '이윤재 - 목숨을 내걸고 민족의 얼을 사수하다'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한뫼 선생의 글을 읽어볼 수 있는 책도 있다. '한뫼 이윤재 글모음(연세학풍사업단 엮음, 선인 펴냄)'이다. 한뫼는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에서 동양사와 한국어를 가르쳤다. 이 책은 한뫼의 학문적 업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축적된 일차사료들이다.
 한뫼 선생에 관해 더 알고 싶다면 위의 두 권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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