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옥분 시인

 창신대 문예창작과 졸업
 좋은문학등단
 좋은문학 작가회 이사
 김해문인협회 회원

 

 

 

이 땅에 남자로 태어난 운명이니
신성한 국방의 의무 그거 당연하지만
입 앙다물고 머리 깎고 있는 아들 보니
마음 한편 뿌듯함이 고이다가
싹둑싹둑 잘려나가는 머리카락만큼
미세한 떨림이 가슴에 돋아나곤 했다
입대 날 맞추어 찾아간 훈련소 연병장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싱싱한 젊음들
까까머리에 모자 눌러쓴 모습이
모두가 하나 같이 아들로 눈에 들어오고
씩씩한 장병의 행렬로 돌아나가자
울컥 목메는 모정 눌러 앉혀야 했다
몇 며칠 뒤 배달된 장정 소포 열어보니 낯익은 옷가지와 닳아빠진 신발
아들인 듯 안아들자 후드득 떨어지는 눈물
내게도 키 크고 장한 아들 있다며
떠오르는 달 보며
유세 떨고 싶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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