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김해신공항 신규 활주로를 서쪽 V자형으로 건설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쪽 V자형으로 신규 활주로가 건립되면 김해 전역이 항공기 이착륙 소음 피해지역에 들어가게 되고, 임호산과 경운산, 오봉산 등 주변 산악지역 때문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국토부의 중간보고회 이후 김해시는 곧바로 반박자료를 냈고, 김해시의회는 조팔도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추진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정화 부의장은 '할복을 하는 심정으로...'라는 말을 남기고 머리를 깎았다.
 
 국토부의 서쪽 V자형 활주로 안에 대해 정치권과 경남·부산·울산 단체장도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신공항 계획의 쟁점을 공동으로 검증하는 실무검증단을 구성키로 했다. 또 실무검증단의 검증 결과에 대해 국토부와 경남, 부산, 울산의 입장 차가 발생할 경우, 조율을 위해 총리실 산하 동남권 신공항 검증위원회도 구성을 요청할 예정이다.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 결과를 놓고 발생하는 쟁점은 두 가지인데 모두가 새롭게 건립될 신규 활주로와 관련한 것이다.
 
 첫째는 국토부가 기존 활주로에서 서편으로 40°(도) 이격된 V자형을 추진하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대안으로 11자형을 제시했지만 국토부는 북쪽 산악지역(돗대산과 신어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해시는 지난 2002년 발생한 중국 민항기 돗대산 참사를 거론하며 북쪽 산악지역의 위험지역을 벗어날 만큼, 신규 활주로를 남쪽으로 내리는 11자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이륙한 비행기가 돗대산과 신어산 등 북쪽 산악지역의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 남쪽으로 내려 활주로를 건설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활주로도 북쪽 산악지역 때문에 이륙 후 서쪽으로 우회한다"며 "이 때문에 김해시청사 위로 비행기가 나는 것이다. 신규 활주로를 남쪽으로 내려도 북쪽 산악지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 하나는 김해 신시가지에 대한 소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행기가 이륙한 후 좌측으로 22°선회하는 방안이다. 국토부가 김해 신시가지로 표현하는 곳은 부원동과 내외동 일원이다. 신규 활주로가 기존 활주로에서 서편으로 40°(도) 이격된 V자형으로 건립되면 이륙한 비행기는 부원동과 내외동 위를 날게 된다. 이에  국토부는 비행기 이륙 후 좌측으로 22°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에 대해 지역에서는 소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해시·시의회·시민단체 등은 "22°좌선회 비행절차는 소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기존의 소음피해지역인 내외동은 물론,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내덕과 장유 전 지역이 피해지역에 들어간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서쪽 V자형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이륙한 이후 22°좌선하면 상대적으로 주거인구가 적은 골든루트산단과 주촌일반산업단지위로 비행기가 날게 된다"며 "비행기 이착륙 시 소음을 완벽하게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방안으로 주거 밀집지역인 내외동과 부원동, 내덕과 장유지역은 소음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 활주로에 대해 국토부와 지역민의 의견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국토부의 용역 중간 보고회 이후 지역민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고, 정치권은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토부는 국토부대로 신공항 건설에 사할을 걸고 있다. 어찌됐던 김해신공항 활주로를 벗어난 비행기들은 김해시민의 머리위를 날게 된다. 이륙한 항공기 소음을 대신 들어줄 이는 아무도 없다. 김해지역민들의 관심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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