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번째 도서 /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 강민선 지음 / 임시제본소 / 212p / 1만 2천 원 추천 / 구홍진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경력이 일천한 내가 추천 도서로 내밀기에는 제목이 참 부끄럽다. 그럼에도 책꽂이에서 이 책을 골라낸 것은 나조차도 때론 의문인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위탁도서관 사서로 채용되고, 4년간 근무하며 겪었던 일과 감정이 짧은 장으로 서술되어 있다. 도서관 직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밀한 사건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실상은 직장 생활을 하는 우
강릉 바다 / 김도연 지음 / 교유서가 / 320p / 1만 3천 800원 김해의 자연마을을 취재하러 다녔던 적이 있다. 동료들과 함께 100곳의 마을을 취재했는데, 그 중 필자가 직접 다녀온 곳이 65곳이었다. 마을에 취재 가는 것보다 더 힘든 게 마을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어느 마을 출신이에요?"를 먼저 물었다. "이장님 잘 아세요? 청년회장님하고 친해요? 부녀회장님은요?"를 캐물었다. "요즘 모내기철이라, 한가롭게 이야기하고 어쩌구 할 시간도 사람도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달력의 시간과 마을의
열일곱번째 도서/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71p / 1만 5천 300원 추천 / 서경훤 화정글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일본 소설 '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의 에세이이며, 작가의 외할머니 '모모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엄마와 가장으로 일생을 살아온 모모요는 50세가 되었을 때 자신만을 위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사귀고 삶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인생이 덕분에 즐거워졌다.
선용동시선집 / 선용 지음 / 지식을만드는지식 / 185p / 1만6천200원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문학출판계를 기웃거리며 취재해오다보니, 아는 문인이 그런대로 많다. 그런데 김해에서 일을 하면서 김해문인협회에 처음 갔을 때 아는 얼굴이 없어 어색했다. 말 그대로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는데, 조금 늦게 도착한 한 분이 나를 보고 반색을 했다. 그분이 아동문학가 선용 선생이었다. 부산에서는 말석에서 인사만 올렸는데, 김해에서는 옆자리에 앉는 행운을 누렸다. 김해에서 일하면서 선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동문학가 선용은
열여섯번째 도서 / 홀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9p / 1만 1천 700원 추천 / 정다운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가족, 친구 등 일상에서 맺고 지내는 인간관계 속에서 서로 사소한 일로 어긋나 오해가 쌓이고 관계가 멀어져 본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사소하게 생긴 균열, 틈이 점점 커져 상대방과 나 사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을 더 이상 메우는 것이 힘들어질 때,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경계를 알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온다. 편혜영 작가의 '홀'은 그런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페이스북 덕분에 김해평야, 김해의 논이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모내기를 시작했다, 연초록으로 물들었다, 황금들판이 되었다, 추수를 한다…. 김해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계절 따라 변하는 김해평야의 모습을 사진과 감상글에 담아 착실하게 전해준다. 미로 같은 도시에 갇혀 사는 입장에서는 그 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벼이삭이 영글어 출렁이는 들판을 보면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농부들의 수고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인간이
열다섯번째 도서 / 엄마는 해녀입니다 고희영 지음 / 난다 / 48p / 1만 3천 500원 추천 / 이미애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이 동화는 실제모델 최재애 해녀의 삶의 일부를 엿볼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제주 해녀 삼대 이야기로써 영화 '물숨'의 고희영 감독이 글을 쓰고,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이 재능기부로 그림을 그려서 탄생된 동화이다. 엄마는 젊은 날 바다가 싫어 육지에서 미용실에 다녔지만 도시 속 소음에 지쳐 몸이 아팠고, 바다가 그리워 파도를 맞으려 제주도로 돌아와 해녀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EB
국경선의 모퉁이 / 류현옥 지음 / 전망 / 309p / 1만 3천 원 초등학교 때의 일기장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2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의 일기장 6권을 굵은 끈으로 묶은 것이다. 일기장 안에는 친구의 이름과 함께 했던 놀이가 있고, 옆집 언니를 따라 산에 올라가 봄나물을 뜯어 온 풍경이 있고, 우리 동네에서 달리기를 가장 잘했던 오빠가 있다. 나를 가득 채웠고, 현재의 나를 만들었던 그 모든 것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들은 무사히 행복한 것일까. 나는 이 땅에 살면서 이름조차 희미해져버린 그들의 안부를 생각한다. 만약
열네번째 도서 / 당신과 나 사이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316p / 1만 5천 원 추천 / 김성희 진영한빛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멀면 먼대로 어려운 인간관계에서 덜 상처받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안내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기대고 싶어 하는 의존 욕구만큼이나 내 뜻대로 움직이고 싶은 독립 욕구가 동시에 존재하는데 이 두 욕구는 한쪽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다른 한쪽은 멀어진다며 둘 사이의 최적의 거리를 찾는 것이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나 사이는
백파선 / 이수광 지음 / 아름다운 날 / 288p / 1만 2천 원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자주 가는 부산 남천동 작은 주점의 주인이 “올해도 꼭 그 축제에 가서 그릇을 사야겠다”고 말했을 때, 속으로 좀 놀랐다. 그는 이 축제의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 날짜를 정했다. "도자기 그릇들도 실컷 구경하고, 예쁜 그릇도 살 계획"이라는 그는 "축제에 가면 국밥을 꼭 먹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의 말이 무척 반가웠다. 이렇게 일 년을 기다려 축제에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기
열세번째 도서 / 말 그릇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308p / 1만 5천 원 추천 / 김지현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말이 주는 상처가 가장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저마다 가슴에 비수로 꽂혔던 말과 그 말로 받았을 상처가 떠오를 것이고, 오래전 상처를 곱씹으며 말의 질긴 생명력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말 한마디는, 그 말을 하는 사람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고 모든 관계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말'은 그 내용뿐만 아니라 듣고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독서사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336p / 1만 7천 원 어렸을 때 책을 무척 좋아했다. 합성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라도 하듯 '도서실'이 생겼다. 집에 있는 책은 더 읽을 게 없어서 어른들이 보는 책까지 욕심내다가 혼나기도 했고, 계몽사 아동문학전집이 있는 친구 집에서 눈치 보며 책을 읽던 시절이었다. 학교 도서실은 나에게 오아시스였고, 보물창고였고, 궁전이었다. 책이 귀한 시절이어서 도서실은 요일과 시간을 정해 열렸다. 그때마다 애가 타서 아예 도서실부원을
열두번째 도서 / 원씽(THE ONE THING)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80p / 1만 4천원 추천 / 이지아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복잡한 현대의 사회를 살고 있다. 이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현대인은 항상 분주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들은 복잡한 세상을 이기기 위해서는 오히려 단순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구성은 프롤로그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자기만의 '단 하나'를 찾아내라 강조한다. 그리고 1부에서는 멀티태스킹,
이윤재 / 박용규 지음 / 역사공간 / 188p / 1만 3천 원 한글날에 맞추어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미리 소개하지 못해 아쉽지만, 김해 사람들이 모두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한글날만 되면 언론에 예외 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 '한글날이 무색한 외국어간판'을 비판하는 기사들이다. 일년 내내 말이 없다가, 일년에 한번 씩은 등장하는 기사이다. 외국어 간판을 보면서 '도대체 저 간판의 글자는 어느 나라 말일까?', '저건 어떻게 읽는 거지?' 라는 생각은 필자만 했던 것일까. 솔직히
열한번째 도서 / 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96p / 1만 2천 원 추천 / 박다영 김해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쇼코의 미소'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7가지의 단편으로 묶은 책이다. 질투, 가족애, 연민, 자신의 대한 부정 등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고스란히 들려주고 있다. 나는 읽으면서 단순하지만 잘 정돈되고 정곡을 찌르는 듯한 문장으로 내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아 내 자신이 들킨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한 편 한 편 읽어나갈 때 마다 어느덧 이 글에 위로받고
열번째 도서 /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 씨앗을 뿌리는 사람 / 350p / 1만 8천 원 추천 / 김세환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이곳저곳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 속에서 좋고 나쁜 인간관계를 맺게 되며, 우리는 더 나은 관계의 형성과 그것의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 나는 수험기간 중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던 교수님의 추천을 통해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카네기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화를 예로 들며,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사람을
* 첫사랑 탐구하기 / 이하은 글, 김성영 그림 / 청개구리 / 164p / 1만 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9월 5일 김해 구지봉 일대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최종 지정했다. 어린 시절, 구지봉은 나의 놀이터였다. 누가 빨리 올라가나 친구들과 시합을 하며 오르내렸던 구지봉이 문화재보호구역이 되었다니 기쁘면서도 기분이 묘하다. 나는 가야의 역사 위에서 자랐으나, 학창시절 역사 시간에 가야 역사를 배운 기억이 없다. 삼국시대의 시작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가야는 이미 멸망한 채 등장했고, 그마저도 고작 몇 줄이었다. 나는 가야의 역사가
양민주 지음 / 산지니 / 240p / 1만 5천 원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어른이 되고 나서 추석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연휴 말고는 별다른 즐거움이 없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은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김해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명절은 마을의 넓은 공터였던 타작마당에서 시작됐다. 아이들과 함께 타작마당에서 살구받기, 고무줄놀이 등을 하면서 어머니를 기다렸다. 동무삼아 장에 갔던 어머니들이 돌아오면 우루루 뛰어갔다. "내 새 옷 샀어?" 그때 우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것이었다. 추석 전날이면 집집마다 전을 부치는 고소한
[사서의 책꽂이] 아홉번째 도서 / 기필코 서바이벌! 박하령 지음 / 살림Friends / 184p / 1만 1천원 추천 / 김상미 진영한빛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기필코 서바이벌!'은 평범한 여고생 '장서란'이 왕따 가해자라는 오해를 받고 왕따를 당하게 되면서, 억울함을 벗기 위해 해결해 나가는 상황을 그려냈다. 누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는지 찾아내는 과정이 추리형식이라 흥미진진하다. '왕따'는 학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알면서도 모른 척 쉬쉬하고 덮어두기 급급한 현실이다.
가락국기에 수로왕이 수로왕비를 맞이해 혼인을 하게 되는 기록이 나온다. 가락국기에는 "유천간에게 명하여 가벼운 배와 좋은 말을 가지고 망산도(望山島)에 가서 기다리게했다. 또 신귀간에게 명하여 승점(乘岾)으로 가게 했는데, 갑자기 바다 서남쪽 모퉁이로부터 붉은 돛을 단 배가 진홍빛 길발을 휘날리며 북쪽으로 향해오고 있었다"는 부분이 있다. 망산도는 수로왕이 왕비를 맞기 위해 유천간을 보내어 기다리게 하였던 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허황옥은 인도 땅 아요디아국의 공주로 열여섯 나이에 가야국의 수로왕에게 시집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