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은 보는 사람들까지도 즐겁게 한다. 아이는 놀고 있을 때 가장 아이답고 행복하다. 그런데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방과 후 수업과 학원에 시달리느라 제대로 놀 시간이 없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이 학업에 시달리는 동안 놀이는 점점 사라지고, 또 잊혀졌다. 부모에서 자녀로 형에서 아우로 이어지던 놀이, 친구에서 친구로 전해지던 놀이, 시간이 흐르면서 더 재미난 방법이 보태지던 놀이의 맥이 끊겼다. 요즘 아이들은 노는 방식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몸으로 부딪히고, 땀을 흘리는 놀이는 아이들의 성
△사서의 추천이유 그 어렵다는 미술사의 개념을 힘들이지 않고 습득할 수 있게 해주는, 우아하고 고상할 줄만 알았던 화가들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주는 만만한 미술책 여기 있습니다. 절규의 뭉크부터 천재화가 피카소, 현대미술의 신세계를 연 마르셀 뒤샹까지. 명화 속에 담긴 스토리 덕에 미술책을 읽은 건지, 한편의 드라마를 본건지 모를 정도로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론에 지쳐 정독은 엄두도 못내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과도 같은 존재였던 미술책의 새로운 변화를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박
△사서의 추천이유 한국에서 스칸디나비아어학과(스웨덴어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거기서 결혼을 하고 사랑스런 ‘선물’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자기밖에 생각을 못하고 그 자신조차도 잘 돌보지 못하는 거북이와 이혼을 했습니다. ‘선물’이는 자폐 판정을 받아 느리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깨치며 자라고 있습니다. 이방인으로, 싱글맘으로, 아픈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삶은 녹록치 않습니다. 한편, 그녀 곁에는 배려있고 이해심 깊은 그녀를 사랑하는 ‘S’와 친구들이 있습니다. 힘든 순간 그녀가 무너지지 않도록 그녀
20개의 진주와 11개의 루비가 장식된 붉은 벨벳 목걸이. 보석을 좋아하는 사람도, 보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그 가치를 생각하면 당연히 관심이 생길 것이다. 어떤 디자인일까, 얼마나 화려할까 궁금하다. 가장 궁금한 점은 바로 그 목걸이의 주인이다. 이 목걸이의 주인은 프랑스 왕 루이 11세의 애완견 그레이하운드였다. 반려동물을 위한 사업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호텔과 펜션, 미용실, 놀이터는 물론이고 장례식장도 있다.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사라지고, ‘반려’라는 단어가 그 자리에 들어섰다. 가족의 위치를 당당히 차지하는
“자전거에 견줄 만한 사회 혁명은 없다. 바퀴 위에 앉은 인간은 기존의 수많은 공정과 사회생활의 형태를 바꾸었다. 모든 미국인이 자전거를 타게 된 이후 마침내 만인 평등의 위대한 원칙이 실현되었다.” 1910년대 미국의 잡지 에 실린 기사이다. 기사의 배경은 세계적인 부호 존 데이비슨 록펠러(1839~1937)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었다. 자전거 마니아였던 록펠러.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였던 록펠러도 자신이 탄, 자전거의 페달을 다른 사람에게 밟으라고 시킬 수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출근하는 평범한 남자
△사서의 추천이유 이 책은 주인공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영원한 인연을 다시 찾은 7일간의 이야기는 생을 마감한 이후 인생의 본질을 찾고 삶의 풍경을 재구성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의미와 교훈을 시사한다. 작가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사회의 부조리마저 유머러스하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시키며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또한 이별과 상실을 딛고 나아가는 인물과 주인공의 다양한 사랑의 모습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레시피 대로 시간을 따지고 분량을 체크하며 정확하게 한다고 했는데, 어딘지 부족한 맛을 확인할 때가 더 많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요리는 감으로 한다는 할머니들의 책이 나왔다. 충청도 사투리로 요리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정확한 시간이나 분량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그런데도 책을 읽는 내내 군침이 돈다. 어떻게 만드는 걸까, 무슨 맛일까 상상하다 보면 이 음식들로 차려진 밥상을 받고 싶어진다. 밥상을 차려주는 할머니 손을 꼭 잡으면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이 책은 한글학교에 다니
△사서의 추천이유 유명 미술관이 있는 도시로 여행을 간 김에 '나도 미술관 한 번 가볼까?' 하다가도 이내 '인파에 떠밀려 제대로 보지도 못 할 거야, 봐도 무슨 그림인지 모를 거야'하며 발길을 돌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저자는 미술 전공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쉽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미술을 소개한다. 아무리 '미알못'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화가들의 뒷이야기와 그들의 삶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듣다보면 높게만 느껴졌던 미술 문지방을 가볍게 넘을 수
“배고픈 건 참아도 목마른 건 못 참아!” 제목 옆에 있는 부제목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목마를 때 물 한 모금이 얼마나 간절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타는 목마름’이라는 말이 있을까. 목이 마를 때 물 한잔 마시는 기분.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목마름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절박함일지도 모른다. 밥을 먹는 것보다 우리가 더 자주 하는 일이 무언가를 마시는 일이다. 밥은 하루 세 번으로 족하지만, 물이든, 음료든 마시는 횟수는 훨씬 많다. 예전에는 물만 마셨겠지만 지금은 다양한 음료수가 넘쳐난
△사서의 추천이유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순간 철학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관심에서 철학(사)책을 한 권 정도 읽어보지만 고대그리스철학을 넘어서기도 전에 책을 덮는다. 마치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수학의 정석」이 집합과 명제 단원 이후로는 새 책인 것과 같이. 이 글을 쓰는 본인 또한 마찬가지여서 서가에 몇 권의 철학사 책을 전시(?)해 두었다. 그리고 또 마찬가지로 밀레토스학파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넘어서는 아직 새 책이다. 아마 위의 ‘많은 사람들’과 ‘본
2005년 8월, 일본으로 윤동주 시인 문학기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윤동주 시인이 옥사한 후쿠오카 형무소 자리를 찾아갔다. 형무소는 사라지고 없었지만, 불볕더위만큼이나 시인을 기리는 일행들의 마음도 뜨거웠다. 후쿠오카에서 1995년부터 활동해 오고 있는 '윤동주 시를 읽는 모임' 회원들을 만났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주부, 교사 등 일본의 평범한 일반 시민들이 윤동주 시를 읽으며 토론하고 감상하는 모임이다. 후쿠오카현의 시민문화센터에서 그들과 함께 문학세미나를 가졌는데, 한 일본인 할머니의 이야기는 우리를 숙연하
△사서의 추천이유 그림책은 앞표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수많은 점들이 가득 차 있다. 이 점들은 무엇일까? 저자 곽민수 작가가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책의 앞표지를 보여주며 ‘우주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구의 꿈을 싣고 쏘아올린 우주 로켓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우주쓰레기가 되어, 지구에선 별이 빛나듯 반짝이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이 책이 인류와 과학의 발전을 되짚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
지난해에 한국 청년 두 명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와 아픔을 미국에 알리기 위해서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뉴욕까지, 70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6600km를 달린 일이 있었다. 백현재, 이호준 두 청년의 이야기를 자전거 동호회 웹사이트에서 접한 30대 미국 고교 교사 안토니우 나바로 씨도 시카고부터 합류해서 함께 달렸다. 두 청년은 거리에서 만난 미국인들에게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을 설명했고, 청년들을 만난 미국인들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를 넘어 전 세계 여성의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를
△사서의 추천이유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 풀 가동, 조금만 추워도 보일러를 빵빵하게 돌리는 우리는 더위도 추위도 햇빛도 기를 쓰고 비켜가지만 정작 자연과 함께 지내면서 누릴 수 있는 ‘감각’과 ‘감수성’은 잃어가고 있다. 흙을 밟고 비를 맞고 햇볕을 쬐는 자연스러운 삶은 ‘나는 자연인이다’같은 TV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애초부터 진짜 자연을 접해보지 못한 우리 아이들은 자연이 당연한 듯 내어주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알지도 못한 채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구에 공존하는 다양한 생물 종 중
한일관계에 대한 기사,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기사가 넘쳐난다. 아무 일이 없이 지내는 중에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면 만사 제쳐놓는 판인데, 요즘 일본의 행태를 보면 그야말로 분기탱천할 지경이다. 분한 걸로 치자면 온 마음을 다해도 끝이 없고, 되갚아주자고 치면 온 몸을 다해도 성에 차지 않는다. 자신들이 저질러놓은 지난 역사의 잘못을 하나도 인정하지 않은 채 억지를 부리는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을 보면, 같은 사피엔스 종의 인간으로서 부끄럽기도 하다. 그러나 좀 더 냉정하고 치밀하게 일본을 대해야 한다. 그런
△사서의 추천이유 개인적으로 피천득 작가처럼 '청자(靑瓷) 연적'과도 같은 수필을 써보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다. 길어봐야 세 장 남짓의 간결한 글에 그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10대, 20대, 30대에 걸쳐 그의 글을 읽어왔지만 설레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그 중 '나의 사랑하는 생활'이라는 작품을 특히 좋아한다. "나는 잔디 밟기를 좋아한다.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지기 좋아한다.…"와 같이 작가가 사랑하는 것들을 열거한 글이다. 문득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무
하루 종일 더위와 일에 지쳐 있다가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 여름 저녁에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맥주는 전 세계인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다. 맥주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 한 권을 소개한다. 맥주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있는 법이 있다. 함무라비 법전에 맥주에 관한 법조항이 있다. 함무라비 법전 108조에는 “술집 주인이 맥줏값으로 곡물 대신 더 많은 무게의 은을 받거나, 곡물 가치에 비해 적은 양의 맥주를 빚으면 잡아가 물에 던진다”고 적혀 있다. 그다음 조항인 109조에는 “자기 술집에 모여 음모를 꾸민 반
△사서의 추천이유 『회색인간』은 김동식 작가의 아주 짧은 글들을 모은 소설집 시리즈 중 한 권이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주물공장에서 10년을 일했다. 매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그 내용을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렸고, 300편이 넘는 짧은 소설들이 쌓였다. 그 중 수십 편을 추려 소설집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단 한 번도 글쓰기를 배운 적 없는 김동식 작가의 글은 신선하고 통쾌하며 여운이 남는다. 마지막에 수록 된 ‘피노키오의 꿈’도 그렇다. 어느 날, 말하는 목각
훌륭한 라이벌처럼 좋은 자극은 없다. 같은 분야에서 서로 맞수가 되어 경쟁하는 사람보다 자신이 더 인정받고, 또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훌륭한 라이벌이란 그런 사람이다.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작가로 활동하는 김재훈 씨가 순수예술, 대중문화, 클래식까지 망라해 20세기와 21세기 문화를 꽃피워낸 영웅들을 소개한다. 그 영웅들에게는 어떤 라이벌이 있었는지, 그들의 경쟁이 어떻게 찬란한 인류 문화를 꽃피웠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부제가 '세기의 아이콘으로 보는 컬처 트렌드'이다. 책 표지가 아주
△사서의 추천이유 근 20년 전의 베스트셀러를 이제 와서 추천도서로 내미는 것이 의미가 없다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를 쭉 모아 놓아보면 사회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오늘날엔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 집중하기를 권하는 책들이 대세라면, 20년 전 우리는 문학의 진한 감동에 좀 더 마음을 내맡기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시인들의 생애를 좇고 해설을 더해 시의 즐거움을 전하는 책이다. 원로 시인의 고되었을 발걸음이 참으로 다정하고, 단어 선택에 남다름을 느끼게 되는 글 솜씨가 일품이다. 가장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