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정기검진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가야의 거리’를 걸어보고 싶어 봉황동 유적지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파르르, 봄의 눈꺼풀을 비비대는 꽃들과 눈인사 나누며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성동 고분박물관과 수릉원을 지나, 김수로왕의 탄생설화가 깃든 구지봉, 김해의 자긍심으로 우뚝 선 국립김해박물관 앞에서 가던 길 멈추고 잠시 벤치를 찾아 앉았다.과거와 현재를 잇는 데 한몫을 하며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는 해반천은 김해 시민들에겐 친숙한 수변 천으로 거듭나 사계절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그리고 김해의 번영이라 일컫는
지난 해 사화집 작품을 고민하면서 김해의 지명에 대한 책을 뒤적여보았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역의 지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었다. 살고 있는 지역을 기억하고 전해야 한다는 사념으로 헤매던 중 어느 밴드에서 책에도 소개되지 않은 진영의 월파정에 대한 짧은 글을 보았다. “월파정”, 달빛이 부서지는 정자, 옛날의 선비들도 달을 사랑하였다. 달을 사랑한 문인으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시인은 이태백이다. 이태백은 그의 시(詩) “월하독작”에서 달과 자신과 그림자, 그 셋이 달 아래에서 술을 마시며 교우 한다. 그림자
약력홍익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에세이문예 신인상, 아동문예문학상, 동서커피 문학상 가작.에세이문예 작가상. (현)가야여성문학회 회장수필집《우리 언제 밥 한번 먹을래요?》 책갈피는 책을 읽다가 다음에 읽기 위해 읽던 곳을 표시해두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은 책을 다 읽겠다는 암묵적 전제를 깔고 있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책을 그냥 덮어 버리고 말 일이다. 정독을 해야 할 책에 책갈피가 있어 한번에 완독해야한다는 조바심에서 벗어날 수 있어 다행이다.살다가 가끔씩 책갈피를 끼우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법륜스님이 출가
* 식물의 책 / 이소영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88p / 1만 5천원추천 / 김다혜 김해율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마음의 번잡함과는 무관하게 봄꽃은 참 곱게도 피었다. 올봄엔 꽃눈개비가 치는 길을 거니는 황홀경에 취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아쉽지만 향기도 없는 종이꽃으로 마음을 달래본다.'개나리 열매를 본 적 있나요?', '노벨상을 받은 식물', '가장 향기로운 열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반드시 목차를 먼저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 나는, 의 재미있는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376p / 1만 7천 원 코로나19로 각급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됐다. 비대면 화상수업이 현실화될 모양이다. 재택근무를 위한 방법도 모색 중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된 후 사회의 시스템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인류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전염병에 대한 책에 독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 의사이자 역사학자인 로날트 D. 게르슈테가 쓴 를 소개한다. 저자는 오래 전부터 역사의 전개에 영향을 끼친 의학적인 사건에 관
이동극 약초전문가전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다른이름: 과루자, 과미, 천화분.약초공부를 하다 보니 선조들의 지혜가 문득문득 떠 오른다어릴적 여러 약재가 가득 했던 도장(창고)에 노란 하눌타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그리고 담 벼락에 하눌타리 줄기가 덮여 있고, 하얀 꽃들이 피었다가 가을이면 노란 열매가 참외처럼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약초를 공부하면서 왜 도장에 하늘수박이 있었으며 집주변에 심어져 있었는지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된다의학이 발달 하지 않았던 시기에 우리조상들은 아플 때 약초를 집 주변에 심어 놓아 적절이 활용을 했던 것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 오타니 게이 지음, 조해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32p / 1만 3천 500원 추천 / 유혜민 장유도서관 사서△사서의 추천이유 요즘은 ‘선’을 잘 지켜 ‘세련’되게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더불어 필요한 말만 센스 있게 내뱉는 사람들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원해서든 아니든 우리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로 상처를 주고 또 상처받으며, 어색한 침묵을 택한 쪽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침묵할 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하는, 무엇을 말
필립 후즈 지음, 김충선 옮김 / 북돌베개 / 336p /1만 4천원 코로나 19 사태로 전 세계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폭행을 하고 있다는 보도도 가끔 보인다. 이 무슨 무지하고 어리석은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이 책을 보았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판치던 1950년대에 흑인 고등학생 농구부의 위대한 도전을 그린 논픽션으로, 인종차별과 흑인 민권운동의 중요한 장면도 인상적으로 소개한다. 미국 인디애나주는 1924년 기준, 인디애나주 백인 남성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레 미제라블(전5권) /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총 2,400p / 5권 세트 4만 8천 800원 코로나 19 관련 보도를 볼 때나, 확진자 동선을 알리는 안전문자를 받을 때마다 불안했다.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짜를 알려주는 안전문자에도 깜짝 놀랄 정도이다. 확진자 수가 조금 주춤하지만 여전히 긴장된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일상생활의 피로감이 누적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요즘 영화관에서는 일상 속 지친 마음을 달래줄 음악 영화 5편을 선정해 재개봉하는 ‘힐링무비 상영전’을 개최한다. ‘레 미
△사서의 추천이유책이든, 영화든, 그림이든 나와 관계가 있고 나와의 거리가 가까울 때 더욱 깊이 다가오는 법이다. 이에 코로나 19의 팬데믹화가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소개하려 한다. 알베르 카뮈의 이다. 알제리의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처음 한 두 마리씩 발견되던 죽은 쥐들이 점점 떼로 늘어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페스트다. 페스트는 순식간에 시 전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 오타니 게이 지음, 조해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32p / 1만 3천 500원 △사서의 추천이유 요즘은 ‘선’을 잘 지켜 ‘세련’되게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더불어 필요한 말만 센스 있게 내뱉는 사람들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원해서든 아니든 우리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로 상처를 주고 또 상처받으며, 어색한 침묵을 택한 쪽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침묵할 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하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를 선
닥터 노먼 베쑨 / 테드 알렌 · 시드니 고든 지음, 천희상 옮김 / 실천문학사 / 620p / 1만 8천 원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상황을 보면서 건강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느낀다. 마음이 조금 불안해지면 손을 씻는다. 외출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이렇게 우리는 개인위생이나 예방수칙에 신경을 쓰면 되지만, 지금 이 순간 가장 고생하는 분들이 바로 의료인들이다. 얼마나 힘들까. 그들은 바이러스와 맞서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다. 그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의사가 노먼 베쑨이었다. 유명한 책이라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세
황량한 계절 겨울에도 봄을 준비하며 땅속에서 눈을 만들고 있는 두릅을 생각하면 벌써 입안에서 은은한 향이 퍼져 든다.봄이면 식탁에 올라 오는 여러 나물 중 손이 절로 가는 것 중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향기롭고 맛있는 것이 땅두릅순 이다.남해안 섬으로 여행하다 보면 양지 바른 밭에다 약용재배를 하는 곳을 볼 수 있는데 섬주민들이 다른 작물보다 수입이 좋고 병충해가 없으니 농약을 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재배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유사한 발음 때문에 땃두릅이라 불리기도 하나 땃두릅 나무와는 다른 종이다.산에서 자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정지우 지음 / 우연의바다 / 248p / 1만 4천 500원 △사서의 추천이유 당신에게 여행의 의미는 무엇인가? 얼마 전 다녀온 파리 여행의 첫 일정은 시내 가이드 투어였다. 짧은 시간에 파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투어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에펠탑이 잘 보인다는 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유명하다는 식당도 찾아다녔다. 그렇게 여행에서 돌아온 뒤 “여행은 어땠냐, 재밌었냐”는 물음에 “재밌었다, 좋았다” 외에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 할수록 여행의 내용과 형식은 그대로인
인삼의 세계사 /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464p / 2만 5천 원 1617년, 일본 히라도에 주재하던 영국 동인도회사의 상관원 리처드 콕스는 런던 본사에 통신문과 함께 인삼을 보냈다. 통신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한국에서 온 좋은 뿌리를 보냅니다. 여기서 이 뿌리는 은과 맞먹는 가치를 가지는데, 너무 귀해서 보통 사람의 손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한국과 교류할 수 있는 쓰시마 번주에 의해 무조건 일본 천황에게 보내집니다. 이곳에서 이 뿌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약으로 간주되며 죽은 사람도 살려내기에 충분합니다.” 인삼이
다른이름: 서여.산우,옥연어릴적부터 울타리에 많이 자생하고 있는 마 열매인 주아(珠芽)를 따서 생것으로 씹어 먹기도 하고 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열매를 볶아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일식집에 가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조그만 종지 그릇에 노란 메추리 알과 함께 마즙이 들어 있는 것이 생각난다.마는 산우(山芋)· 서여(薯)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이다. 지금은 약초로 재배하며 또 산지에서 자생한다.식물체에 자줏빛이 돌고 뿌리는 육질이며 땅 속 깊이 들어간다. 뿌리의 모양에 따라 긴 것, 손바닥처럼 생긴 것, 덩어리 같은 것 등 여러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지음 / 김영사 / 474p / 1만 9천 800원 △사서의 추천이유 미세먼지, 테러, 끊이지 않는 분쟁, 부패, 최근 신종 코로나감염증까지 넷플렉스에서 본 인류종말에 대한 영화가 그저 상상이 아닌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느낌일 뿐!', ‘세상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하는 책 한권을 소개한다. 는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막연한 낙관주의를 말하지 않는다. 기아, 재해, 환경, 범죄로부터 지난 20년 전보다 얼마나 더 안전하고 부유하고 평등해졌는지 정확한 통
총보다 강한 실 /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440p / 1만 7천 800원 가느다란 실. 힘주어 잡아당기거나 가위로 자르면 끊어지는 실이 총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책의 서두에 있는 문장은 이렇다. “지금 책에서 눈을 떼고 자기 자신을 보라. 옷으로 감싸인 당신의 몸이 보일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총은 힘과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역사의 흐름에서 가장 강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 책은 총보다 더 강한 것이 실이었다고 말한다. 하긴 총을 들고 있는 군인들도 군복은 입어야 했을 것이다
다른이름:백약(白藥),이여,경촌.노여우리산야에 아름답게 꽃피어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하면서 노래하며 뛰놀던 뒷동산이 생각 난다보라색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냥 머물며 한동안 쳐다보기만 해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즈음 7~8월에 산행을 하다보면 보라색꽃을 보고 모두가 반가워 한다.문제는 아름다운 것은 둘째치고 서로들 찾아서 캐기에 바쁘다. 그런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뿌리를 캘려면 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따서 캔 자리에 씨앗을 뿌려 주는게 자연의 이치인 것을 씨앗도
잔대다른이름: 딱주,사삼(沙蔘) 어느 듯 창원에서 약초강의를 시작하고 10년이 되었다.우연이 만난 분이 요즈음 약초에 관심을 갖는 분이 많으니 신문기사를 쓰는게 어떤냐는 의견을 듣고 최선을 다해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를 시작 할려고 한다어릴적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산으로 소풀 먹이려 다니던 생각이 난다.틈틈이 약초의 이름을 알려 주시면서 이것은 무엇이며 어느곳에 좋다 라고 하시던 말이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캐서 주는 대로 받아 먹기만 했던 그때가 마냥 좋았다.그 중에 잔대라고 하면서 팔뚝만한 것을 캐서 껍질 벗기고 주욱죽 찢어서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