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 분들의 뇌리에서 지난한 삶의 과정을 앗아갔을까.외롭고 쓸쓸하게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뵙고 위문공연도 하고 위문품도 전달하기 위해 요양원을 방문했다.요양원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휠체어를 탄 노인들이 줄을 맞춰 질서정연하게 앉아 계신다. 앞에는 커다란 VTR이 걸려있고 노래방 기기도 마련되어 있다. 위문공연 팀들을 위해 마련해 둔 것이리라.어르신네들과의 첫 대면에서 난 잠시 우두망찰했다. 무표정. 하나같이 아무 표정이 없으시다.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휑한 눈으로 바라보시는 어르신들의 시선은 세상에
* 식물의 책 / 이소영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88p / 1만 5천원추천 / 김다혜 김해율하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마음의 번잡함과는 무관하게 봄꽃은 참 곱게도 피었다. 올봄엔 꽃눈개비가 치는 길을 거니는 황홀경에 취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아쉽지만 향기도 없는 종이꽃으로 마음을 달래본다.'개나리 열매를 본 적 있나요?', '노벨상을 받은 식물', '가장 향기로운 열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반드시 목차를 먼저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 나는, 의 재미있는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 오타니 게이 지음, 조해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32p / 1만 3천 500원 추천 / 유혜민 장유도서관 사서△사서의 추천이유 요즘은 ‘선’을 잘 지켜 ‘세련’되게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더불어 필요한 말만 센스 있게 내뱉는 사람들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원해서든 아니든 우리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로 상처를 주고 또 상처받으며, 어색한 침묵을 택한 쪽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침묵할 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하는, 무엇을 말
△사서의 추천이유책이든, 영화든, 그림이든 나와 관계가 있고 나와의 거리가 가까울 때 더욱 깊이 다가오는 법이다. 이에 코로나 19의 팬데믹화가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소개하려 한다. 알베르 카뮈의 이다. 알제리의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처음 한 두 마리씩 발견되던 죽은 쥐들이 점점 떼로 늘어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페스트다. 페스트는 순식간에 시 전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 오타니 게이 지음, 조해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32p / 1만 3천 500원 △사서의 추천이유 요즘은 ‘선’을 잘 지켜 ‘세련’되게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더불어 필요한 말만 센스 있게 내뱉는 사람들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원해서든 아니든 우리는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살아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로 상처를 주고 또 상처받으며, 어색한 침묵을 택한 쪽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침묵할 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하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를 선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 / 정지우 지음 / 우연의바다 / 248p / 1만 4천 500원 △사서의 추천이유 당신에게 여행의 의미는 무엇인가? 얼마 전 다녀온 파리 여행의 첫 일정은 시내 가이드 투어였다. 짧은 시간에 파리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투어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에펠탑이 잘 보인다는 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유명하다는 식당도 찾아다녔다. 그렇게 여행에서 돌아온 뒤 “여행은 어땠냐, 재밌었냐”는 물음에 “재밌었다, 좋았다” 외에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 할수록 여행의 내용과 형식은 그대로인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지음 / 김영사 / 474p / 1만 9천 800원 △사서의 추천이유 미세먼지, 테러, 끊이지 않는 분쟁, 부패, 최근 신종 코로나감염증까지 넷플렉스에서 본 인류종말에 대한 영화가 그저 상상이 아닌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느낌일 뿐!', ‘세상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하는 책 한권을 소개한다. 는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막연한 낙관주의를 말하지 않는다. 기아, 재해, 환경, 범죄로부터 지난 20년 전보다 얼마나 더 안전하고 부유하고 평등해졌는지 정확한 통
혼자가 혼자에게 / 이병률 지음 / 달 / 316p / 1만 5천 500원 △사서의 추천이유 는 80여 개 나라와 전국을 돌아다니며 글을 쓰는 시인이면서 방송작가인 이병률 작가가 5년 만에 출간한 신작이다. 산문집이지만 시와 에세이, 글과 어울리는 사진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있어 지루할 틈 없이 쉽게 책장이 넘어간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책은 혼자가 익숙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혼자’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기존의 이미지가 아닌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과 혼자
스스로 행복하라 / 법정 스님 지음 / 샘터 / 216p / 1만 2천 원 △사서의 추천이유 다른 사람에게 책을 선물해 본적이 있는가? 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일견 성의 없는 듯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책은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투박한 나의 마음을 세련되게 적어놓은 대리편지이다. 나는 친구에게 처음 책을 선물 받았을 때의 행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책은 이미 여러 번 읽었던 좋지만 흔한 책이었으나,이 책을 보고 네가 생각났다는 친구의 한마디가 더해지면서 그 책은 나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이국환 지음 / 산지니 / 232p / 1만 5천 원추천 / 허경혜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안, 고통, 슬픔. 지치고 지겨운 삶 속에서도 견뎌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지는 저자는 그 해답도 함께 찾아가고 있다.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단단한 생각들이 보석처럼 곳곳에서 반짝인다. ‘삶이란 버티고 견뎌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할 만큼 우리의 삶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삶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가치들이 있다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380p / 1만 5천 원 추천 / 구홍진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조선시대에는 시공을 건너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책이었다. 그리고 성리학의 나라 조선은 지식인, 곧 한없이 책에 파고든 책벌레들에 의해 탄생한 나라였다. 정도전부터 세종, 이황, 박지원, 신채호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만들고 유지한 책벌레들은 어떤 책을 읽고, 또 만들었는가. 그것은 조선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창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쩌면 민족주의의 벽 앞에서 조선을 보다 다각도로 들여다보
손주는 아무나 보나 / 박경희 지음 / 플로베르 / 240p / 1만 4천 원 추천 / 송영주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어느날 할머니가 된 박경희 작가의 유쾌 발랄한 노년 에세이. 오랫동안 방송 일을 했고, 라디오 부분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20여권의 책도 펴냈다. 탈북학교와 도서관에 출강도 하고, 저자 강연도 다니는 활동적인 워킹맘 작가는 50대 중반 갑자기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일은 작가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어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노년 육아, 신체적 노화, 정신의 공허함 등을
윤미네 집 /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7p / 2만 8천 원 추천 / 안현균 장유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이미지와 말과 글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화려한 것들에 중독되어 평범하고 흔하고 담백한 것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도 읽어 본 사람들을 통해 알음알음 전해져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평범하고 담백한' 책이 있다. 저자의 딸 윤미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결혼하는 순간까지 많은 사진들과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은 수식이나 미사여구 그리고 보정 없이, 그래서 더욱 직접적
△사서의 추천이유 엄마 내가 태어난 날은 어땠어? 네가 태어난 그날 밤, 달은 깜짝 놀라며 웃었어, 별들은 살그머니 들여다봤고 밤바람은 이렇게 속삭였지, "이렇게 어여쁜 아기는 처음봐! 정말이지, 지금껏 이 세상 어디에도 너 같이 어여쁜 아이는 없었단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가족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기뻐하며 반겼다는 내용과 아이 스스로가 소중하며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에 도움을 주는 책으로 아이들에게 탄생의 축복을, 특별함을 알려줄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라 생각
△사서의 추천이유 사람이 나이가 든 후에 읽었을 때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그림책들이 있다. 짧은 분량에서 이야기가 그치지 않고, 작가의 경험과 개인의 경험이 어우러져서 다양한 여운을 남긴다. “엄마!” 혼자 남겨진 어린 악어를 외면할 수 없었던 파랑 오리가 엄마가 되어가면서, 악어 역시 어른이 되어 간다. 오리가 악어에게 내리사랑을 쏟는 장면이 잔잔하지만, 나이 든 오리의 모습을 통해 ‘치매’의 한 모습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추억을 쌓아가며 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점점 추억을 잊어 간
△사서의 추천이유 우리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취업이나 결혼 등 일반적인 사회 인식에 맞춰가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오랫동안 편의점에서 일해 온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 역시 편의점 알바를 포기하고 이러한 인식을 따르려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편의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회적 인식에 얽매어 힘들게 살아가기보다는 게이코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늘 신경이 쓰인
△사서의 추천이유 삶을 살아간다는 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행복, 건강, 돈, 가족 무엇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태어났으니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책엔 100만 번 죽고 다시 태어난 고양이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양이로서 100만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나지만,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던 고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누군가의 고양이가 아닌 도둑고양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이 고양이는 처음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사
△사서의 추천이유 나의 생애 첫 해외여행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였다. 주재원으로 파견된 친지의 집에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그곳 터를 닦고 사는 한인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그들 중에 아직도 기억이 나는 이민자 가족이 있다. 남편과 사별하고 달랑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이민 온 여인. 한눈에 봐도 사는 게 녹록지 않아 보이는 그녀가 무슨 이유로 물설고 낯선 타국까지 와서 삶을 개척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내게는 내내 질문으로 남아 있었다. 이 책 는 부부인 저자가 2016년 한해 세계여행을 하면서, 한국을 떠나
△사서의 추천이유 보통의 갈매기와는 색다른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이야기로 구성된 우화형식의 소설. 전직 비행사였던 작가의 비행에 대한 꿈과 신념을 끊임없이 노력하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의 일생을 통해 보여주며, 모두가 부정하며 자신을 따돌리지만 굳건히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갈매기 조나단의 모습을 통해 앞만 보는 삶이 아닌 자신만의 꿈과 이상을 간직하며 멀리 앞날을 내다보며 살아가라고 우리에게 말해준다. 1970년에 발표된 이래 전 세계 4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4,000만 부 이상이 팔렸으며, 45년 만에 작가의 미
△사서의 추천이유 누구보다 책과 가까이 있는 직업군 중 하나인 사서이지만, 사서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던져보는 근원적인 질문 하나. “사람은 왜 책을 읽어야할까?” 이 밑도 끝도 없는 질문에 시인 장석주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읽은 책이 곧 우리의 우주를 만든다”고. 무릎을 탁! 친다. 뭐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책을 읽으면 좋아요, 라고 누군가에게 대답해주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어릴 적엔 독서왕이었는데 성인이 되고 자연스럽게 책과 멀어진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박현주 북 칼럼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