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참으로 종잡을 수가 없다. 정권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슨 사건만 터지면 휘청거리기를 반복한다. 정부는 얼마 전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전격적으로 발표하였다.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 자사고와 외고 폐지는 절대로 안된다는 주장을 여기서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국가권력의 행사나 국가정책의 수립·변경은 최소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는 것인데 수십년간 지속되어 온 교육제도를 충분한 논의도 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작전하듯이 처리한 점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한다. 사실 지금껏 여야를 불문하고 평준화 교육이
오늘은 먼저 어느 책에 나오는 하나의 단락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도자들은 국민들을 한층 높은 정치영역으로 이끌어 그들로 하여금 정체성과 역사적 운명과 국민의 힘을 완전히 자각한 하나의 새로운 인종에 속한다는 격앙된 느낌, 거대한 집단적 창조행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흥분,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에 잠겨서 전체의 선을 위해서 개인의 사소한 이해관계 따위를 잊어버리게 해주는 데 대해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 나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지배자가 되었다는 느낌이 일으키는 전율을, 말 그대로 육감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독재체제는 이성
이 정권이 일을 하는 방식 중 가장 독특한 특징 중의 하나는 상명하달로 정의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정부 관료주의야 피라미드식의 의사결정구조를 통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조직이므로 어느 정도의 상명하달은 당연한 것이나 국회의원들의 집단인 여당과 지지층을 이루는 일부시민들까지 이렇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권은 군사정권 이후 적어도 30년간은 본 적이 없는 듯하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입장이나 의견이 정해지고 나면 그 누구도 이견을 내놓을 수 없고, 특히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는 일이나 말은 아무도 하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진실이 무엇인지,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프란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1990년에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공산국가들의 붕괴를 보면서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자유주의 시대가 왔으니 이제 역사는 끝났다"라며 '역사의 종언'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인간의 역사는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인데 인류의 자유에 대한 마지막 위협인 공산주의가 몰락하자 '인류의 역사는 종언을 고하게 되었다'라고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소련의 해체로 공산주의가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근 30년이 지난 지금 자유주의는 사회주의
이 정부는 유례없는 일을 많이 벌인다. 청문보고서 없이 국무위원 후보자를 임명한 사례가 전 정부들과 비교했을 때 가히 압도적이더니 급기야 청문회 자체도 하지 않고 국무위원 임명을 시도하는, 자기 나라의 국회 따위는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헌정사상 초유의 커다란 호연지기를 시연하고 있다. 비록 다 망해가는 나라들을 향한 환타지이긴 하지만 대륙을 향한 꿈을 수십년간 키워왔기 때문인지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그 꿈이 정복의 꿈이 아니라 사회주의를 향한 굴종의 꿈이기에 문제이지만. 조국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본인 소속 정
로버트 그린의 최근작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는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낸 현실만을 본다'는 것을 인간 본성의 열쇠로 제시한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 존재할 뿐인데 인간이 자신의 렌즈로 세상에 색깔을 입히고 모양을 정해 좋고 나쁘고 추하고 아름답고를 정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광복절에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어떤 환타지를 만들어내고 그것만을 보려하는지 하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광복절 경축사로 파악한 문재인의 환타지는 '민족끼리'
전폭기를 동원해 6시간 50분간 우리 동해와 독도를 유린한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훈련은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었다. 6·25전쟁 이후 양국이 동시에 동해 상공에서 비행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고, 외국 군용기(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도 처음이다. 우리의 경고에도 러·중은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며 '훈련'을 가장한 무력시위를 이어갈 방침임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번 일은 대한민국 안보의 심각한 위기가 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사건이다. 경제는 힘들어지면 정책을 바꾸어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공식적인 언론사의 지면이나 보도, 편성을 통하지 않아도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저마다의 생각이나 통찰을 주장할 수 있는 수단이 차고 넘치는 21세기는 그야말로 진정한 백가쟁명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지식, 정보의 독점은 옛날 일이 되었고, 매체의 독점은 이미 깨어졌다. 대신 이슈만 생겼다하면 홍수처럼 범람하는 수많은 주장들 중 사실에 기반한 것을 고르고 가치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할 책임 또한 각 개인에게 주어지게 되었다. 며칠 전 분단 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만나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그냥 만